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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불교는 상좌부 불교다.

 태국은 불교의 나라다. 불교가 국교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태국 국왕은 불교도여야 함을 헌법은 명시하고 있다.

헌법 제7조
헌법 제7조 내용
제7조
국왕은 불교도이며 종교의 수호자이다.


태국 스님의 모습
사진 출처: pixabay

상좌부 불교

    전통적으로 대승 불교의 맥을 이어온 한국 불교와는 달리, 태국 불교는 우리가 흔히 소승 불교라고 부르는 상좌부(上座部) 불교다. 작은 수레를 의미하는 소승(小乘)이라는 명칭은 큰 수레라는 뜻의 대승(大乘)과 대비적으로 쓰였는데, 소승을 낮추고 대승을 높이는 우열적 개념으로 쓰였다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때문에 소승 불교라는 말 대신, 상좌부 불교라 칭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한 것 같다.

 상좌부라는 말은 팔리어 '테라와다'(Theravada)의 한역(漢譯)이다. 그래서 상좌부 불교를 테라와다 불교라 칭하기도 한다. '테라'(Thera)는 지혜와 덕이 높고 법랍(法臘)이 높은 승려, 즉 상좌(上座)를 의미하고, '와다'(vada)는 말씀을 뜻한다. 풀이하면 '상좌의 말씀'이 된다. 이 말의 유래는 불교의 제1차 결집과 관련이 있는데, 상좌는 바로 결집에 참여했던 석가모니의 제자들을 지칭하고, 말씀은 이들에 의해 최초로 정리된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의미한다.


제1차 결집

 결집(結集)이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정리하고 보존하기 위하여 개최한 불교 집회를 말한다. 석가모니의 입멸 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몇 차례에 걸쳐 결집이 이루어져 왔다. 상좌부 불교의 태동이라 할 수 있는 제1차 결집은 기원전 5세기 무렵, 석가모니의 입멸 후, '마하카샤파'(Mahakassapa)의 주재로 당시 '마가다'(Magadha)의 수도였던 왕사성(王舍城)에서 이루어졌다. 석가모니의 제자 500명이 함께 모여 암송하는 방법으로 그의 가르침을 최초로 확인하고 정리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아난다(Ananda)와 우팔리(Upali)의 주도하에 각각 법()과 율()에 관한 내용이 정리되었고, 그 내용은 차차 다듬어져 후에 경장과 율장이 되었다. 특히 아난다에 의해 암송된 법은 "나는 이와같이 들었다"[여시아문(如是我聞)]라는 정형구로 시작되어 불교경전의 기본적인 틀을 만들었다.

    제1차 결집 이후 큰 변화 없이 하나로 유지돼 오던 불교 교단은 대략 100여년이 지난 후에, 개혁파인 대중부(大衆部)와 보수파인 상좌부로 갈리는 분열이 일어났다. 대중부는 후에 발전한 대승 불교이 모태가 됐고, 상좌부는 면면이 이어져 현재 태국을 비롯해서 스리랑카,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지에서 신봉되고 있다. 상좌부는 팔리어로 쓰여진 경전에 의거하고 있는데, 팔리어 경전은 그 내용과 주석서가 거의 동일해, 그동안 상당한 변화를 거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불교에 비교적 가까운 사상과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상좌부 불교의 분포를 나타내는 지도
사진 출처: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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