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산 사원 (왓싸껫)
방콕 카오싼 로드 근처에 있는 황금산 사원은 사실 아유타야 시대에 세워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세월이 흘러 1782년, 라마1세(재위1782-1809)는 이곳에서 즉위식을 갖고 랏따나꼬씬 왕조의 초대왕이 됐다. 라마1세는 즉위 후에 사원 주변에 운하를 파고 대대적으로 사원을 새롭게 단장했다. 그리고 사원 이름을 '왓싸껫'(วัดสระเกศ)으로 바꾸었다. '왓'은 '사원'을 뜻하고 '싸껫'은 '머리를 정결히 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전에 라마1세가 즉위식의 일환으로 머리에 성수를 붓는 의식을 이곳에서 행했기 때문이다.
황금산
이 사원의 상징이자 명물인 '푸카오텅'(ภูเขาทอง, 황금산)은 라마3세(재위1824-1851) 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라마5세(재위1868-1910) 때 완공됐다. 사실 라마3세는 과거 아유타야 시대에 세워졌던 불탑의 원형을 복원해 거대한 탑을 세우고자 했다. 하지만 탑을 받치는 지반이 약해 자꾸 무너져 내렸고, 결국 공사를 중단해야 했다. 오랫동안 방치된 공사는 이후 라마4세(재위1851-1868) 때에 이르러 다시 재계가 됐다. 라마3세 때와는 달리 인공적으로 흙을 쌓아 산을 만들고 그 위에 작은 탑을 세우는 방법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외관상 오늘날의 모습을 이때 전반적으로 갖추게 된 것이다. 황금산은 라마5세 때에 이르러서야 마무리 공사까지 마치고 비로서 완성을 보았다. 정상에 세운 불탑 안에는 인도의 카필라바스투(Kapilavastu) 지역에서 발굴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다.
그림 출처: https://www.silpa-mag.com/history/article_5905
<1900년대 초에 찍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산의 모습>
사진 출처: https://www.silpa-mag.com/history/article_38299
사진 출처: https://www.thaipbs.or.th/news/content/346013
<황금산 초입에 세워 둔 작은 모형>
(촬영: 2023년 5월)
<황금산 불탑>
(촬영: 2023년 5월)
<태국 동전 2바트에 새겨진 황금산>
황금산 사원의 독수리 조형물
황금산 사원에서 볼 수 있는 기괴한 모습의 독수리 조형물은 다음과 같은 슬픈 사연을 담고 있다. 1849년 방콕에서 콜레라가 대유행을 했다.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기 때문에 약 4만 명 이상이 목숨을잃었다. 왓싸껫 사원은 당시 시신을 화장하는 화장터 중 한 곳으로 지정돼 운영되었으나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할 수 없었다. 미처 화장하지 못한 시신들은 사원 곳곳에 쌓여 그대로 방치가 됐고 이로인해 독수리 떼가 몰려들어 시신을 뜯어먹었다고 한다. 왓싸껫 사원에 모여든 독수리 떼와 그로 인한 시신 훼손 이야기는 이후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조형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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