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Mekong)강은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하여 중국,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그리고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간다. 길이가 무려 4천 km 이상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젖줄로 불린다. 메콩강은 산자락을 따라 구불구불 흐르는 곳이 많아, 크고 작은 암초가 강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강의 유속과 수위는 계절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우기와 건기의 차이가 현저하다.
메콩강, 태국과 라오스의 자연 국경
메콩강은 태국어로 매남콩(แม่น้ำโขง)이라 불리는데, 매남은 강을 뜻하고, 콩은 강의 이름이다. 태국의 북부 지역 일대와 동북부 지역은 메콩강을 자연 경계로 삼아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태국에서 메콩강의 시발점은 태국 북부 치앙라이(เชียงราย)道 치앙쌘(เชียงแสน)郡에 속해 있는 쏩루억(สบรวก)마을이다. 바로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려진 곳으로 강줄기를 경계로 미얀마, 라오스, 태국이 각각 국경을 맞대고 있다.
메콩강은 이렇게 태국의 쏩루억 마을을 지나 라오스와 경계를 이르며 동쪽으로 흘러가다 치앙라이道 위양깬(เวียงแก่น)郡의 깽파다이(แก่งผาได) 여울목을 지나며 라오스 영내로 진입한다. 쏩루억 마을에서 깽파다이 여울목까지, 태국과 라오스를 경계 짓는 메콩강의 첫 번째 구간은 약 180km에 이른다.
라오스 영내를 흐르던 메콩강은 태국 러이(เลย)道 치양칸(เชียงคาน)郡 타디미(ท่าดีหมี)마을에서부터 다시 태국과 라오스를 경계 지으며 흐르기 시작해, 우본랏차타니(อุบลราชธานี)道 콩찌얌(โขงเจียม)郡 원븍(เวินบึก)마을을 끝으로 태국을 떠나 다시 라오스 영내로 들어간다. 타디미에서 원븍까지, 태국과 라오스를 경계 짓는 메콩강의 두 번째 구간은 약 800km에 다다른다.
메콩강 개발과 국제적 과제
메콩강은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메콩강 상류는 산간 고원지대이고 하류는 산업화가 비교적 더딘 지역이었기에 메콩강 유역을 개발할 경제적 여력이 그렇게 높지가 않았다. 이런 메콩강에 개발의 바람이 들어선 것은 1990년대 초, 중국이 란창(Lancang)강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부터였다. 중국 영내를 흐르는 메콩강 상류를 중국은 란창강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에 여러 곳의 댐과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 상류에 들어선 댐으로 인해 하류는 수량이 줄어, 강우량이 적은 해에는 하류 유역 국가들이 극심한 가뭄과 식수난을 겪어야 했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커서, 강 유역에 살며 생계를 이어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생계의 위협이 되기도 했다. 중국은 상류 댐에 저수된 물을 가뭄 때 적절히 방류하면 오히려 하류의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펴면서, 하류의 가뭄과 생태계의 변화는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많은 수의 환경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국이 강 상류에 건설한 댐들이 가뭄과 생태계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2020년 기준, 중국은 메콩강 상류에 이미 11개의 댐을 건설했고, 앞으로 8개의 댐이 더 지어질 계획에 있다. 라오스도 댐 건설에 적극적이다. 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라오스는 중국 자본으로 수력발전 댐을 건설해 거기서 생산된 전기를 주변국에 수출하는 국가 정책을 펴고 있다. 2019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싸야부리(Xayaburi)댐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돈사홍(Donsahong)댐이 순차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싸야부리 댐에서 생산된 대부분의 전력은 태국으로 수출된다. 전력 수출은 라오스의 주요 외화 수입원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수의 댐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에 있다.
메콩강 관리 협력의 중심, 메콩강 위원회 (MRC)
1995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4개국은 메콩강 하류의 수자원을 관리하고 개발하기 위해 메콩 협약(Mekong Agreement)을 체결하고, 메콩강 위원회(Mekong River Commission)를 설립했다. 메콩강 위원회는 메콩강 유역의 수위, 유량, 수질 등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회원국들과 공유하며 좀 더 효과적인 역내 협력을 모색 중이다. 중국과 미얀마와는 메콩강 위원회의 정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중요한 대화 상대국으로서, 수자원 관리 및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 란창-메콩 협력체제 (LMC)
2016년, 중국은 메콩강 개발의 국제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란창-메콩 협력체제(Lancang-Mekong Cooperation)를 출범시켰다. 기존의 메콩강 위원회는 중국과 미얀마가 회원국으로 참여하지 않아 제한적 형태의 협력체제였지만, 란창-메콩 협력체제는 메콩강 유역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란창-메콩 협력체제를 통해 개발 사업에 들어가는 대규모의 투자와 기술협력을 제공하며 사실상 메콩강 개발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다.
미국의 견제와 협력, 메콩-미국 파트너십 (MUSP)
2020년 9월, 미국은 메콩강 유역의 국가들과 메콩-미국 파트너십(Mekong-U.S Partnership)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체결한 메콩 하류 이니셔티브(LMI: Lower Mekong Initiative)를 확대 개편한 것이다. 미국이 메콩 유역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메콩강 유역은 미중(美中)이 패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또 하나의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메콩 외교장관회의
2011년, 한국은 메콩강 유역 5개국(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과 한-메콩 외교장관회의를 출범시겼다. 한-메콩 외교장관회의는 한국이 아세안 지역과 관계를 강화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중요한 외교 협의체이다. 아세안 지역은 풍부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은 공적개발원조와 한-메콩 협력기금(Mekong-Korea Cooperation Fund)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의를 통해 인프라 구축, 인재 개발, 지속 가능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한국은 이 지역 국가들과 경제적, 외교적 관계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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